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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바보 바이러스

ˍ 2020. 9. 21.

(20일 방송된 서프라이즈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 정리)

2014년 세상을 놀라게 한 바보 바이러스

바이러스란 생물처럼 증식하고 진화하지만 오직 숙주의 세포에 기생할 때만 생명 활동이 가능해 조건부 생명체라 불리는 입자를 말하는데 라틴어로 독을 뜻하는 말에서 그 이름을 따왔을 만큼 인간에게 유해한 존재로 치사율이 무려 90%에 달한다고 알려진 에볼라바이러스, 2002년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사스 바이러스, 신종플루,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2020년 전 세계 확진자가 무려 30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팬데믹까지 선포된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2014년 한 바이러스가 발견되며 장안의 화제가 된다. 방금 전의 일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자주 깜빡깜빡한다거나 뻔히 아는 단어도 실수를 할 때면 농담처럼 이렇게 말하곤 한다. "바보 바이러스라도 걸렸나?"

 

그런데 놀랍게도 바보바이러스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로버트 욜켄이 이끄는 연구팀이 2014년 미 국립화학원 회보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밝힌 것으로 2013년 당시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사람의 목과 코에 존재하는 인후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에 피실험자 92명을 선정해 검사를 시작하는데, 그러던 중 피실험자의 몸에서 ATCV-1(Acanthocystis Turfacea Chlorella Virus)이라는 바이러스를 발견한다.

 

이 바이러스는 주로 담수에 사는 녹조류에 기생하는 것으로 살아 있는 사람의 몸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었는데, 그것도 피실험자 92명 중 40명에게서 이 바이러스가 발견된다. 이에 로버트 욜켄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피실험자들에게 어떤 특징이 나타나는지 알아보기로 하는데, 아이큐 테스트 점수를 비교해 보니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평균 10점가량 낮은 아이큐 점수를 보인 것이었다. 하지만 낮은 아이큐 점수가 바이러스 때문이 아닌 다른 변이에 의한 것일 수도 있어 조금 더 확실한 조사를 위해 두 번째 실험을 하기로 한다.

 

그 실험은 쥐를 이용한 실험으로 바이러스를 주입한 쥐와 아닌 쥐로 나눠 미로찾기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었는데 그 결과 바이러스를 주입한 쥐가 미로를 빠져나오는 시간이 10%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분석 결과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에서 도파민 반응에 이상을 보이기 때문이었는데 이러한 ATCV-1 바이러스 외에도 특이한 바이러스가 종종 화제가 되곤 했었다.

 

키스병 바이러스

일명 키스병이라 불리는 EB바이러스. 보통 타액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는 많지만 특히 이 바이러스는 키스와 같은 보다 직접적인 행위로만 전파되며 감염되면 고열과 무기력증을 동반한 전염단핵구증이라는 병으로 이어지는데 2008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연달아 패하며 부진을 보인 것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었다.

 

메두사 바이러스

또한 보기만 해도 돌로 변한다는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처럼 숙주를 돌로 만드는 메두사 바이러스도 있다. 이 메두사바이러스는 물에서 사는 가시 아메바를 숙주로 삼는데 특히 가시 아메바는 렌즈 착용자에게 감염이 될 확률이 높아 만일 이러한 렌즈를 착용할 경우 돌처럼 굳은 가시 아메바에 의해 각막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박테리오파지 바이러스

반대로 도움이 되는 바이러스도 있다.  박테리오파지 바이러스는 여드름 박테리아를 숙주 삼아 기생하다가 결국에는 여드름 박테리아를 죽게 만들어 여드름을 없애준다고 한다.

 

 

이렇듯 다양한 바이러스 중에서도 인지 능력 저하를 불러와 바보바이러스로 불리며 단연 화제가 된 ATCV-1 바이러스.  하지만 본래 녹조류에 기생하는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사람에게서 발견됐는지. 정확한 감염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이 되는지 또한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스위스연방공과대학의 신경과학자인 조람 펠든을 비롯한 여러 학자는 이 바이러스가 정말로 인지 기능을 저하시키는지 확실하지 않다며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는데, 정말 이 바이러스가 인지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이 맞다면 감염된 사람의 경우 영원히 바보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로버트 욜켄 박사는 이 바이러스는 저절로 호전되며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인지 능력도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고 한다. 인지 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일명 바보바이러스. 이를 발견한 로버트 욜켄은 꾸준히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바보바이러스에 대한 후속 연구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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