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 킬링디어 결말이 너무 비극적이다

ˍ 2020. 7. 11.

킬링디어(The Killing of a Sacred Deer (2017)) 이영화는 결말이 너무 안타깝고 화나고, 주인공에게 그게 최선이냐! 라는 소리가 나올만큼 비극적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도 한동안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이다. 분한 감정의 여운이.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가 있는데, 사실 예전에 이 영화를 잠깐 스치듯 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저 어? 콜린 패럴(Colin Farrell)하고 니콜 키드만(Nicole Kidman)이 나오네? 저 젊은 기분나쁘게 생긴 배우는 어느 영화에서 본적이 있는데 어느 영화 였더라? 저 젊은 남자와 콜린 패럴 가족하고 무슨 관계지? 지루한 영화일것 같네? 이런 생각만 하고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 영화였다. 진지하고 지루할 것 같은 영화였다. 그래서 더이상 안보고 관심도 안가졌었다. 

 

그런데 얼마전 투모로우랜드(Tomorrowland (2015))라는 영화에 대해서 검색하다가, 그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 중에 너무 예쁜 래피 캐시디(Raffey Cassidy) 라는 배우를 발견하였다. 너무 예쁘게 생긴 배우여서 이미지를 더 검색해보았는데, 그중에 영화 킬링 디어에서 노출을 한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그래서 갑자기 영화 킬링 디어가 보고싶어 졌다는, 남들이 들으면 한심하게 생각할 이유로 킬링디어를 보게 되었는데, 이유는 불순하지만 래피 캐시디 덕분에 하마터면 못볼 수도 있었을 걸작 공포 심리 사이콜로지컬 영화를 볼 수 있게 된것이다. 

 

나중에 이 영화의 트레일러를 보니까 트레일러 안에도 여배우들의 노출 장면을 넣어서 영화를 더 보고싶게 만든 것 같다. 니콜 키드먼과 래피 캐시디의 노출 장면이 짧게 나오는데 남성 관객의 관심을 확 끌 수 있는 장면이다. 그렇다고 예고편이 단순히 그런쪽으로만 만든 것이 아니라, 어떤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을 인상적인 편집으로 보여준다. 래피 캐시디가 청아한 목소리로 엘리 굴딩(Ellie Goulding)의 번(burn)을 부르는게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와중에 영상에는 어린 소년이 쓰러지고, 래피 캐시디가 기어다니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 궁금하게, 무섭게 편집한 것 같다. 이 트레일러를 보면 영화를 안볼수가 없다. 트레일러 영상링크youtu.be/CQFdGfwChtw

 

이 아래의 글은 영화 킬링 디어의 줄거리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킬링디어는 원제가 The Killing of a Sacred Deer 이다. 성스러운 사슴을 죽인 것을 뜻한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이 트로이 전쟁을 하러 가던 중에 실수로 아르테미스 여신의 성스러운 사슴을 죽인 사건이다. 분노한 아르테미스는 아가멤논이 트로이로 못가게 방해를 하고, 아가멤논은 아르테미스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너무나 비극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 이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제목과 소재로 해서 킬링 디어가 만들어졌다. 감독(Yorgos Lanthimos)이 그리스인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아주 유능하고 저명하고 부유한 의사가 등장한다. 아름다운 아내가 있고, 예쁜 딸, 귀여운 아들도 있다. 그런데 이 의사가 이상하게도 어떤 기분나쁘게 생긴 젊은 남자애와 은밀히 만남을 가진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않은, 전혀 다른 부류의 두 사람이 마치 연인처럼 만나는 장면이 계속 나오면서, 둘의 관계가 뭘까 궁금해진다. 

 

그런데 난 이때 예상을 했다. 이 의사가 약점을 잡힌 것 일거다 라고. 아니면 저 의사가 저런 남자애를 왜 만냐겠냐고. 남자애가 의사에게 몸에 난 털을 보여달라고 하자 의사가 순순히 보여주는 어이없는 장면을 보고서는 확신이 들었다. 분명히 약점을 잡힌거다. 

 

실제로 내 예상은 사실로 드러났다. 남자애의 아버지가 수술을 받던중 사망했는데, 그 수술을 한 사람이 주인공 의사인 것이다. 남자애는 자기 아버지를 죽인 대가로, 의사가 자기 가족 중 한명을 죽이라고 명령한다. 한명을 죽이지 않으면 가족 모두가 죽는다고... 의사가 명령을 거부하자 아들이 갑자기 걷지를 못하고 음식을 삼키지 못한다. 의사는 아들을 병원에 데려가 정밀검사를 받게 하지만, 결과는 모든 것이 정상으로 나온다.  기분나쁘게 생긴 남자애가 어떤 초자연적인 힘으로 의사의 아들이 병들게 만든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이 좀 아쉬운 부분인데, 남자애가 구체적으로 어떤 수단을 써서 의사의 아들이 병들게 만들었는지 나오지가 않는다. 그저 신비로운 능력, 저주를 내려서 그렇게 병들게 했다고 예상할 뿐인데, 이게 현실성이 떨어지는 설정이어서 좀 아쉽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르테미스가 여신이라서 아가멤논에게 저주를 내릴 수 있겠지만, 남자애는 평범한 인간이지 않은가. 

 

아무튼 아들이 걷지못하게 되고, 얼마지나지 않아 딸까지 걷지못하게 된다. 분노한 의사는 남자애를 잡아서 꽁꽁 묶어놓고 흠씬 두드려 패지만, 소용이 없다. 가족 중 한명을 죽여야 나머지가 살 수 있다고 판단을 하게 된다. 아들과 딸도 이 상황을 알게 된다. 아들은 살기 위해서 저는 엄마같은 안과의사 말고 사실은 아빠처럼 심장의사가 되고싶어요라고 애원하는 정말 웃픈 상황이 벌어진다. 의사는 괴로움에 몰래 펑펑 울고 누구를 죽일지 선택하기 위해 아이들의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누가 더 좋은 아이인지 상담한다. 교장선생님 두아이의 좋은 점을 말해주시고 누가 더 나은 아이인지는 모르겠다고 한다. 딸은 자기를 죽여달라고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딸을 어떻게 죽일 수 있겠는가? 이와중에 엄마인 니콜 키드먼은 독한 대사를 한다. 체외 수정으로 애는 다시 만들 수 있으니까 아이를 죽이자고 말한다. 엉망진창이다. 

 

결국 의사는 아내, 아들, 딸을 빙 둘러 앉혀놓고, 총을 들고 눈을 감고 빙글빙글 돈 다음 랜덤으로 멈춰서 총을 쏜다. 몇번의 빗나감 끝에 결국 총에 맞아 죽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아들이다. 너무 비극적이었다. 그 조그만 남자아이가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것이 그대로 화면에 나온다. 왜 아들이 죽어야 하는가. 죽어야 하는 사람은 의사 아닌가? 더 좋은 결말은 의사가 기분나쁘게 생긴 남자애를 죽이고 자신도 죽는 것이다. 남자애의 아버지가 의료 사고의 피해자이긴 하지만, 남자애가 전혀 동정이 가지 않는 기분나쁘고 악마같은 인물이어서, 이애가 죽고 의사도 죽는 결말이 제일 속편한 결말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기분나쁜 남자애를 연기한 배우는 배리 키오건(Barry Keoghan) 이라는 배우인데 출연작을 보니까 영화 덩케르크가 있다. 그영화에서 본 기억이 난다. 유튜브에 이 배우가 다른 배우들과 함께 토론토 국제 영화제(tiff) 행사에 나온 영상이 있는데, 껌을 씹고있고 벽에 기대고 서있고 휴대폰을 보는 등, 행동이 너무 불량해 보여서 좀 안좋게 보였다. 이 영상이다youtu.be/rp4917k9Dvc?t=588

그런데 좋게 본다면 자유분방한 영혼의 소유자라서 자기 편한대로 다른 사람 의식안하고 편하게 행동하는 것 같다.

 

이 토론토 국제영화제 영상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는데, 7분2초 부분에 사회자가 아들 딸을 연기한 아역배우들인 Sunny Suljic과 래피 캐시디에게 영화에서 니콜키드먼과 콜린 파렐이 부모님이었는데 어떤 기분이었는지 묻는다. 래피 캐시디는 수줍은 듯이 좋았다고 말하고(뒤에 몇마디 더하는데 영어를 잘 몰라서 모르겠네요) 그다음 Sunny Suljic이 대답한다. 

"이분(니콜 키드먼)은 좋고 저분(콜린 패럴)은 아니에요" 그러자 방청석에서 박수가 터지고 모두 웃는다. 너무 재밌는 장면이다.

tiff 2017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Yorgos Lanthimos)는 이 영화로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칸 영화제에서 배우들과 감독이 레드카펫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영상과 영화 상영회가 끝난후 오랫동안 기립박수를 받는 영상이 유튜브에 있다. 우리나라의 봉준호 감독도 영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서 오랫동안 박수를 받는 영상이 있는데, 같은 장소인 것 같다. 영상링크youtu.be/mc1kqrtfb6w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기립박수 받는 영상

 

 

youtu.be/J1xyhAi3yHk

킬링디어 감독과 배우들의 칸영화제 레드카펫 영상

 

 

 

영화를 정말 인상깊게 봐서, 감독과 배우들이 칸영화제에서 환호를 받는 모습을 보니까 내가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위 사진은 이 영상에서 캡쳐 한 것인데, 사진에서 왼쪽 가운데 작은 사진의 니콜 키드먼 옆의 남자는 남편인 싱어송라이터 키스 어번(Keith Urban)이다. 니콜 키드먼은 톰 크루즈와 결혼했다가 이혼하고 키스 어번과 2006년 결혼했다고 한다. 

 

참고 영화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것이 그리스 신화 이야기인 이피게니아의 비극인데, 이피게니아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 있다. 1977년 그리스 영화 이피게니아(Iphigenia (1977)) 이다. 그 영화를 보면 어떤 상황에서 사슴을 죽이게 되었고, 이피게니아는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영화 이피게니아 리뷰보기 링크1movie.tistory.com/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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