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아침방송인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에 동물행동 전문가인 설채현 수의사가 초대손님으로 출연했다. 강아지를 데리고 나왔는데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설채현 수의사를 소개하는 영상에서 항상 보였던 강아지였다. 설채현의 반려견이고 이름은 '세상이', 품종 견종은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라고 한다. 얼굴도 몸도 다리도 매우 가늘어서 여리여리하게 생긴 강아지같다.
설채현: 세상이는 제가 새끼 강아지 때부터 키운 친구가 아니라 한 2018년 여름 정도에 불법 번식장에 구조를 갔을 때 제가 제일 처음 꺼낸 친구예요. 뜬장이라고 사방이 다 뚫려 있는 장에서 보통 불법 번식장에서는 강아지들을 가둬놓고 그냥 평생 새끼만 낳게 하거든요. 그런데 그중에서 제가 가장 먼저 꺼낸 친구고 꺼내는 순간 옆에서 이름 뭐로 지을거예요 라고 했을 때 네가 세상에 처음 나와 봤으니까 세상이로 하자라고 해서 지금 이렇게 2년째 저랑 함께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실 평생 동안을 거기에 갇혀서 살았기 때문에 사람 손도 되게 무서워 하고요. 제가 가면 도망가고요. 아무것도 못하고 매일 구석에서 잠만 자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조금 많이 사람들도 좋아하고 마음을 풀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람과 자란 그런 친구들만큼 마음을 많이 열지는 않아요.
사실 강아지들 특히 이렇게 상처받은 친구들 처음에 왔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억지로 뭔가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기다려주는 거죠. 자기가 차근차근히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람한테 먼저 다가올 수 있게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그럴려면 좋아하는 걸 자꾸 먼저 제공하는 것보다, 억지로 막 해주려고 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걸 안 해야 해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그냥 세상이가 저한테 먼저 다가올 때까지 그냥 기다려줬어요.
동물 행동 교육이란?
아나운서: 그러면 동물행동교육이라는 게 이런 동물들의 심리 치료 비슷한 건가 보네요?
설채현: 그렇죠. 행동교육훈련, 이래서 많은 분이 어렵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지만 사실은 가장 궁극적으로 저희가 하는 일은 사람과 동물이 같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을 알려드리는 거고요. 저는 아무래도 수의사면서 여러분이 흔히 알고 있는 훈련사. 트레이너인데, 들으시면 깜짝 놀라실 수도 있지만 강아지들도 정신과 약물을 먹어요. 우울증도 있고요. 불안장애도 있고요. 사람처럼 그런 불안으로 인해서 공격성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람의 정신과 치료처럼 약물 처방도 하게 되고 또 하나는 사람들도 아프면 좀 예민해지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아팠을 때 예민해지면 내가 아까 좀 아파서 예민했어, 이렇게 설명이 되지만 강아지들은 설명을 못해요. 그래서 많은 분이 강아지들이 행동 문제를 보이면 마음의 병, 이렇게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은 아파서 행동 문제를 보이는 경우도 있거든요. 수의사가 이런 트레이너를 하면서 같이 좋은 점은 어디 아프지 않은지 먼저 확인이 가능하고 혹시라도 너무 불안이 커서 심리 치료만으로 안 된다 싶을 때는 약물 처방도 가능한 거고요.
아나운서: 그런데 수의사이신데 행동전문 공부를 어떻게 하게 되신 거예요? 수의사는 수의사잖아요. 공부를 많이 좋아하시는 거 같습니다. 엘리트처럼 생기셨어요.
설채현: 이것도 사연이 좀 긴데, 처음에 꿈이 수의자였어서 수의대 딱 들어갔는데 보니까 뭔가 허무하더라고요. 꿈을 잃어버린 것 같고 더 이상 목표가 그때는 없었어요. 수의사는 될 거니까. 그래서 어떤 수의자가 될지를 고민하다가 본 게 유기견 문제였어요. 유기견이 엄청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이유 중에 대부분이 행동 문제였던 거죠. 그래서 살짝 살짝 이렇게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 여자 친구의 강아지가 분리 불안 증상을 심하게 보였는데 제가 그 당시에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서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강아지들 정신과 전문의, 수의자 중에 행동학 전문의가 따로 있고 약물 처방도 하고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는 강아지들 교육할 때 혼내면서 하는 교육이었는데 칭찬을 통한 교육이 있어서 그때 미국에 가서,
아나운서: 유학파!
설채현: 유학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요. 연수를 가서 약물 처방과 교육 방법들을 배우고 왔습니다.
아나운서: 굉장히 있어 보이는 듯한... 요약해 보면 결국에는 여자친구한테 잘 보이려고...(남자 아나운서가 웃길려고 농담으로 이렇게 말했다)
설채현: 아니에요. 저를 찾아오시는 많은 분들이 지금도 그러시거든요. 민원이 들어오거나 혼자 있을 때 울거나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고 이러다 보니까 내가 힘들어서 오는데 당시 제가 생각하기에는 얘가 얼마나 힘들까. 혼자 있는 아이가 얼마나 힘들면 이렇게 울고 막 오줌도 아무 데나 싸고 집 안을 엉망으로 만들까라는 생각에 한번 좀 제대로 공부를 해봐야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아나운서: 우리 스튜디오에 분리 불안 장애가 한 명 있는데. 저기 강성규 아나운서. 불안해 성규. 성규 불안해?(너무 웃겼다. 그 다음부터 강성규 아나운서가 반려견에 대한 질문들을 모아 설채현 수의사에게 질문했다)
반려견도 꿈을 꾸는가?
설채현 수의사가 꿈을 꾼다고 하자 아나운서가 강아지 마음을 들을 수도 없는데 그걸 어떻게 아냐고 물었다.
설채현: 그렇죠. 그래서 과학적으로 증명을 해야죠. 뇌파 검사를 했습니다. 자는 강아지들한테 사람과 똑같이 뇌파 검사를 했더니 사람이 꿈꿀 때와 같은 파동이 나타나는 거예요. 그래서 강아지들도 꿈을 꾼다라고 거의 과학적으로 증명이 됐고요.
반려견도 사춘기가 있는가?
아나운서: 강아지들도 사춘기가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있거든요. 사춘기를 통해 성격도 변한다. 사춘기, 개춘기 있습니까?
설채현: 있습니다. 네. 결국에 사춘기라는 건 호르몬의 변화잖아요. 그래서 강아지들도 이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서 사람의 사춘기와 비슷한 개춘기가 나타날 수 있어요. 이 개춘기가 무서운 게 갑자기 성격이 바뀌어요. 하루아침에. 택배 기사님 벨누르고 오셔도 안 짖던 아이가 갑자기 짖기 시작한다는 거예요. 다른 강아지랑 잘 놀던 강아지가 갑자기 강아지를 보면 피한다거나 짖으면서 공격하려고 한다거나 이런 성격 변화가 갑자기 일어나서요. 이때를 잘 주의하셔야 해요. 보통은 빠르면 한 5, 6개월, 그런데 평균적으로 한 7개월 정도부터 개춘기가 오기 시작하는데 주의하실 점이 있어요. 이것도 사람과 너무 유사한 게 사춘기 때 말 안 듣는다고 사람들 체벌하지 말라고 하잖아요. 더 엇나간다고. 삐뚫어질 수 있어요. 보호자랑 소통이 안된다 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우리가 무작정 혼내다 보면 강아지들은 자기가 왜 혼나는지 잘 몰라요. 그러면 보호자는 그냥 무조건 안 되고 무조건 이유 없이 나를 혼내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더 비뚤어질 수가 있습니다.
펫로스 신드롬에 대해서
설채현: 사실 우리가 그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가장 좋은 보호자는 백수다. 그만큼 시간을 오래 보내줄 수 있고 항상 같이 있어줄 수 있는 보호자를 강아지들은 가장 좋아하는데 사실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바쁘다 보니까 못해 주는 것도 많고 나 힘들다고 안 해주는 것도 많고 하면서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저 같은 경우에도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행동학을 공부하게 해준 친구가 당시에 여자 친구, 지금은 와이프의 강아지였다면, 다행히 지금 와이프입니다,
아나운서: 다행이네요. 깜짝이야.
설채현: 수의사가 되게 해준 친구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키우고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슈나라는 슈나우저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한테는 제가 너무 못해줬어요. 그래서 정말 많이 후회되고 저처럼 후회를 하지 않으시려면 많은 반려인분들이 지금 모든 걸 다 해줄 수 있는 걸 최대한 해주시는 게 나중에 후회를 안 할 수가 있거든요. 그리고 요즘은 이렇게 보내게 되면서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해서 실제로 우리가 정신과에서 연구한 결과, 남자분들은 강아지가 가장 친한 친구와 가족 사이의 정도의 느낌이라고 얘기를 하고요. 여성분들은 거의 내 배 아파서 낳은 자식과 같은 느낌으로 인식을 한다고 해요. 자식을 먼저 보낸 슬픔이 세상에서 가장 큰 슬픔이라고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반려견을 보내고 나서 펫로스 신드롬이라는 것에 많이 걸리세요. 이제 우리나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저도 꼭 드리는 말씀이 분명히 후회는 되고 모자란 부분이 있었겠지만 당신의 강아지는 당신과 함께해서 행복했을 거라고 저는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유기견에 대해서
아나운서: 유기견 얘기도 한번 빼놓을 수가 없는데 유기견들 좀 관련된 이야기 좀 해주시겠습니까?
설채현: 지금 유기견이 점점 늘어나고 있죠. 작년에 유기견만 따지면 한 10만 5000마리. 그리고 고양이까지 합치면 1년에 13만 마리가 버려지고 있고요. 이것을 이렇게 얘기하면 마음에 안 와닿겠지만 시간당으로 따져보겠습니다. 1시간당 한 12마리 정도.
아나운서: 너무 심하다. 진짜 주인들에게 따끔하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설채현: 이건 따끔하게 한마디만 하기가 너무 어려운 것 같고요. 정말 하고 싶은 얘기들이 많아서. 이게 그런데 꼭 사람들의 잘못만은 아닌 것 같아요. 사람들만의 잘못은 아니고 국가 제도나 시스템이나 이런 것들이 같이, 아직 우리나라 법에서 개는 물건이라고 인식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국민들도 개를 물건으로 인식하고 더 쉽게 버리는 것 같아요.
아나운서: 마지막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시다면요?
설채현: 우선 말도 안 되는 꿈 같지만 크게 봤을 때는 저는 추상적으로 사람과 동물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게 제 궁극적인 목표구요. 지금 당장은 여러 가지도 있겠죠. 제 개인적인 것도 있겠지만 가장 첫 번째로 해야 될게 이것도 약간 큰 꿈인데 법조인들과 함께 법적으로 아까 말씀드린 개는,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그걸 먼저 한번 독일처럼 바꿔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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